1 기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기적이 하는 것이라고는 행해진 것에 대한 무효화가 전부다. 따라서 기적은 이미 행해진 것에 대한 방해를 상쇄한다. 기적은 더하지 않으며, 단지 제거한다. 기적이 제거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기억 속에 간직되어 있어서 그 결과가 지금 존재하는 듯이 보인다. 이 세상은 오래전에 끝났다. 이 세상을 만든 생각들은, 그 생각들을 생각하고 잠시 사랑했던 마음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기적은 단지 과거는 사라졌으며, 정말로 사라져 버린 것은 아무런 결과도 없음을 보여준다. 어떤 원인을 기억하는 것은 그 원인이 지금 존재한다는 환상을 만들어낼 뿐, 그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2 죄의식의 그 모든 결과는 더 이상 여기에 없다. 죄의식은 끝났기 때문이다. 죄의식이 가버리면서 그 결과들은 원인 없이 남겨졌기에, 사라졌다. 네가 죄의식의 결과들을 열망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기억 속에서 죄의식에 매달리는가? 기억하기는 지각의 과거형이며, 따라서 지각처럼 선택적이다. 기억하기는 과거가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으며, 여전히 볼 수 있도록 존재하는 듯이 지각하는 것이다. 지각과 마찬가지로 기억은, 하느님이 너를 창조하실 때 주신 것을 대체하려고 네가 만들어낸 기술이다. 네가 만든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기억은 다른 목적을 섬기고 다른 무언가를 위한 수단이 되도록 사용될 수 있다. 네가 그렇게 소망하기만 한다면, 기억은 해치기 위해서가 아닌 치유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3 치유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무언가를 행하려는 애씀을 나타내지 않는다. 필요란 무언가가 행해져야 함을 의미하는데, 치유는 네가 어떤 필요도 갖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다. 치유는 선택적이지 않은 기억으로서, 그러한 기억은 진리를 방해하기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 성령이 치유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그것들의 내용이나 만들어진 목적 없이 성령께 주어졌다. 그것들은 단지 적용되지 않은 기술이다. 그것들은 사용되기를 기다린다. 그것들은 헌신 대상이나 목적이 없다.
4 성령은 정녕 기억을 사용할 수 있다. 하느님이 몸소 기억 속에 계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 사건들에 대한 기억이 아닌, 오로지 현재 상태에 대한 기억일 뿐이다. 너는 너무도 오랫동안 기억이 지나간 것만 간직한다고 믿는 데 익숙해져서, 그것이 지금을 기억할 수 있는 기술임을 깨닫기 어려워한다. 세상이 기억에 부과하는 한계는 네가 세상으로 하여금 너에게 부과하도록 하는 한계만큼이나 엄청나다. 기억을 과거에 묶어두는 고리는 없다. 네가 기억이 과거에 있기를 바란다면, 기억은 그곳에 있게 된다. 하지만 오로지 너의 열망만이 그 고리를 만들었으며, 오로지 너만이 죄의식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한 시간의 부분에 그 고리를 걸어두었다.
5 기억에 대한 성령의 용법은 시간과는 전혀 무관하다. 성령은 과거를 간직하는 수단으로 기억을 사용하는 대신에, 과거를 놓아버리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기억은 자신이 받은 메시지를 간직하고, 주어진 메시지가 시키는 것을 행한다. 기억은 메시지를 작성하지 않으며, 그 메시지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하지도 않는다. 몸이 그렇듯이 기억도 그 자체로는 목적이 없다. 기억이 너로 하여금 오랜 증오를 품고 있게 하는 듯하고, 네가 간직해 둔 불의와 상처의 그림을 너에게 보여준다면, 바로 이것이 네가 기억의 메시지로서 요청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기억의 정체다. 기억의 지하 저장소에는 몸의 모든 과거 역사가 기록되어 감춰져 있다. 과거는 살아있게, 현재는 죽어있게 하려고 만들어진 그 모든 이상한 연상물들이 그 안에 저장되어 있으면서, 어서 너에게 와서 다시 살아나라고 명령을 내려주기만을 기다린다. 따라서 그 연상물들의 결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되는 듯하다. 시간은 이미 그것들의 원인을 가져가 버렸지만 말이다.
6 하지만 시간이란 단지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것의 또 다른 측면일 뿐이다. 시간은 네가 너 자신에 대한 진리를 감추려고 사용하는 다른 모든 속성들과 협조하여 일한다. 시간은 무언가를 가져가 버리지 않으며, 그것을 되돌려 줄 수도 없다. 하지만 너는 과거가 현재의 원인이라도 되는 듯이 시간을 이상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현재는 그 원인이 사라졌기에 그 안에서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는 하나의 결과에 불과하다. 하지만 변화는 지속될 원인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원인이 사라져 버렸다면, 현재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네가 사용하는 대로의 기억은 오로지 과거만을 간직하며, 따라서 지금에 반하여 과거를 간직하는 방법이다.